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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에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공사 현장을 누비는 이선옥 씨는 30년 경력의 페인트공이자 가족의 버팀목입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수많은 고비를 긍정과 열정으로 극복하며, 일터와 가정을 모두 단단히 지켜왔습니다. 그녀의 붓질은 단순한 노동을 넘어, 인생을 색칠하고 가족을 결속시키는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화려한 원피스 차림으로 건설 현장을 누비다
강원도 원주의 어느 공사 현장. 한 여인이 꽃무늬 원피스와 장갑을 착용한 채 능숙하게 붓을 들고 페인트칠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바로 30년 경력의 페인트공 이선옥(62) 씨입니다.
특유의 밝은 성격과 섬세한 손길로 현장을 장악하는 그녀 옆에는 남편 정성래(69) 씨가 함께하고, 이 부부는 업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이들만으로도 충분히 독특한 스토리지만, 놀랍게도 이들의 자녀들까지 페인트 작업에 동참하며 ‘페인트 가족’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가난 속에서 찾아낸 새로운 가능성
이선옥 씨가 페인트 일을 시작한 건 스물아홉 살, 남편의 고된 노동을 덜어주고자 직접 도장 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처음엔 도구도 서툴렀고, 옷에 물감이 묻는 것도 불편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선옥 씨는 삶의 울타리를 단단히 세우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습니다. 가정 형편 탓에 중학교 졸업장도 검정고시로 따냈던 그녀는 일과 함께 서양화를 배우고 뒤늦게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며 인생의 새로운 색깔을 입혔습니다.
위기의 순간, 가족을 연결하는 페인트칠
하지만 아무리 긍정적으로 살아도 어려움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몇 년 전, 딸이 이혼 위기로 집에 들어왔을 때 선옥 씨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단한 가정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흔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남편과 상의 끝에 딸과 사위를 도장 일에 동참시켜 가정을 회복시키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혼을 막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남편이 암 진단을 받으며 또 한 번의 큰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다행히 수술과 회복을 통해 남편은 건강을 되찾았고, 위기를 통해 가족은 더욱 단단히 결속됐습니다.
붓 한 자루로 그려낸 행복
페인트칠은 단순한 노동을 넘어, 이선옥 씨에게는 삶의 열정과 가족의 행복을 이어주는 매개체입니다. 그녀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한 것이 아니라, 일 속에서 성장했고, 가족과 함께하며 인생의 참맛을 배웠습니다.
오늘도 그녀는 공사 현장에서 붓을 들고 빛깔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나를 키웠고, 우리 가족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붓 한 자루에 모든 행복이 담겼죠.”라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확신과 자부심이 가득합니다.
꿈을 채색하는 그녀의 내일
페인트로 물든 그녀의 손길은 단순히 벽을 칠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가족의 상처를 메우고, 인생의 빈자리를 채우는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이선옥 씨의 이야기는 삶의 어떤 위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긍정과 열정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페인트 통을 들고 당당히 현장을 누비는 그녀의 모습은, 삶을 색칠하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한 인간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